
《 그리고 그리기 (Drawing, Drawing)》
《그리고, 그리기》는 관습 속에 반복되어온 재현의 경험을 추체험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시점에서 그리기의 의미를 탐구하는 ’회화 재발견하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기획되었다. 본 전시는 기획자 최정연이 김정연, 신선영, 천아라 작가와 협력하여 진행하는 두 번째 기획전이다. 다섯 명의 젊은 작가들과 함께했던 첫 번째 전시, 《되기(becoming)》 (2021)에서 전통적 매체와의 다이얼로그를 심도있게 보여준 작가들의 현재적 창의를 주로 고찰해보았다면 본 전시에서는 각자가 지닌 경험의 내밀성을 Shaping Canvas, 3D Figure, VR과 같은 형식으로 표현하여 동시대적 감각을 전달하는 작품들을 추가로 선보인다.
천아라는 스발바르(Svalbard)에서 마주한 ‘누나탁(nunatak)’의 풍경을 통해, 눈과 얼음 속에서 드러나는 시간의 흔적과 존재의 밀도에 대한 사유를 전하고, 김정연은 먹 표현법으로 전개해왔던 자신만의 감수성을 아트토이(Art toy)의 언어로 쉽게 들려준다. 그리고 신선영은 그의 VR 근작, 'Resonance'를 통해 힘의 덩어리들이 부딪히며 유동하고 마침내 질서를 찾아나가는 일련의 체험성을 전한다. 전시 제목 ‘그리고, 그리기’는 갈망하거나 지향하는 무엇에 대한 외침으로서, 표현의 의미를 강조하고자 선택한 동어반복이다. 이 세 작가가 그리기의 무대를 확장해가며 여러분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것들에 귀기울여보자. (기획/최정연)
기획자: 최정연
참여 작가: 김정연, 신선영, 천아라
기간: 2월 25일[수] - 3월 8일[일]
시간: 오후 12시 00분 - 오후 6시 00분
영업시간 내 무료 전시 관람 [월, 화 휴관]
장소: 써드베란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9 3층)

김정연_Absence of self_수지_43×22×13cm_2025
“소위 비언어적 표현인 얼굴 표정조차도 우리가 자라면서 외부세계로부터 배워온 틀 안에서 표현된다. 결국 우리는 마치 객관식 문항처럼 고정된 방식으로만 감정을 드러내게 되고, 진심보다는 익숙한 형식만을 반복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김정연)
김정연은 고유하고 순수한 내면의 생각과 감정이 언어를 통해 전달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왜곡현상에 대한 섬세한 감수성을, 물 밖을 벗어나 생명력을 잃게 되는 물고기에 빗대어 캐릭터로 표현한다. 그의 F.I.S.H. 캐릭터들은 머릿속에 언제나 물고기를 품으며 정형화된 표정의 가면을 소유한 존재이다. 그는 삶 속에서 우리가 겪는 제약과 그러한 현실 속에서도 자신만의 독특한 멜로디음을 연주하는 개인의 정체성을 탐구하는데에도 관심이 있다. 그는 mmh(音)캐릭터들을 통해 인간의 감정과 그 감정에서 비롯되는 모순과 권태 등을 탐구한다. 흥미로운 점은 동양화의 먹 표현법과 현대 작가로서 자신의 관점을 결합하려는 드로잉적 시도가 그의 포트폴리오에서 발견된다는 것이다. 이렇듯 작가는 전통적 미감을 바탕으로 창작한 캐릭터를 중심에 두고 회화작업을 전개하거나, 아트토이(Art toy)로 제작하고 사진을 결합하여 삼차원의 스토리텔링을 구성함으로써 이야기를 만들어나간다.

신선영_흐름 이후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2.7×90.9cm_2026
"상극의 조화-나는 미시와 거시, 내부와 외부 사이의 경계가 흔들리고 교차하는 지점을 탐구한다. 이들은 끊임없이 충돌하며 다시 조합되고, 마치 사건의 현장처럼 표현된다. 작업의 핵심은 즉흥성이다. 작업은 정해진 형태 없이 시작되고, 미세한 흔들림과 내면의 리듬을 따라 선과 색이 움직인다. 이 흐름은 거대한 모습으로 확장되거나 아주 작은 중심으로 응축되고, 원형적인 구조와 파편화된 형상에 우주적 폭발, 세포, 생명체, 기계적 장치 등의 이미지가 반복된다. 선과 면이 뒤엉키며 불완전한 조각들이 생성되고, 찢어지고 파괴되며 다시 연결된다. 이는 물감의 두께, 붓의 속도감, 그리고 색으로 드러난다. 특히 푸른 계열과 붉은 계열은 상반된 에너지의 공존과 긴장을 보여주며, 검은 색은 힘의 궤적을 나타낸다. 궁극적으로 나의 작업은 작은 것과 거대한 것, 즉흥성과 질서, 내부와 외부의 경계가 흐려질 때 세계를 어떻게 감각할 수 있는지 질문한다. 직관의 흐름을 따라 조화에 머무르지 않고, 지속적으로 변화하며 확장되는 새로운 감각의 형태를 추구한다." (신선영)
신선영은 선형과 색이라는 회화의 기본 요소를 가지고 기(energy)적인 것의 흐름에 따라 캔버스를 한 방향으로 늘리거나 VR공간으로 프레임을 확장하여 관객에게 표면을 더듬듯이 감각하는 경험을 전한다. 그에게 덩어리의 유동적 세계는 자신과 타자, 개인과 사회, 과거와 현재가 부딪히며 질서를 찾아나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는 초기작업에서 과학잡지 등의 이미지를 참고하기도 했지만 사진이 자신의 드로잉 방향을 제한함을 느낀 후로는 캔버스 앞에서 상상하는 시간을 더 많이 가지며 직접 구상하는 방식의 작업을 한다고 밝혔다. 이미지에 의존하지 않는 대신에 그는 청각적인 음악의 요소들로부터 자기의 감각을 일깨우며 작업에 몰입하기도 한다. 그는 이러한 방식을 통해 자기만의 회화 세계를 펼쳐 나가는 동안 한계를 뛰어넘는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다.

천아라_Fragment of a Nunatak #1_나무에 아크릴채색, 파스텔_21×33cm_2026
"스발바르에서의 체류는 나의 사유를 근본적으로 전환시켰다. 극야와 백야는 시간과 빛의 감각을 뒤틀고, 인간 중심의 인식 구조를 무력화한다. 특히 만년설 속에서 검게 드러난 암반, ‘누나탁(nunatak)’은 덮임과 노출이 공존하는 상태를 드러내며, 거대한 자연이 항상 완결된 형태로 존재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빛과 어둠, 드러남과 잠식의 경험은 북극의 환경과 맞닿는다. 나의 작업은 형상을 재현하기보다 존재가 드러나는 방식을 탐구한다. 누나탁은 사라지지 않는 흔적처럼 시간 속에서 형태를 바꾸며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이 반복 속에서 회화는 이미지가 아니라, 세계를 인식하는 하나의 방식으로 확장된다." (천아라)
천아라는 형상이 나타나기 이전의 상태, 즉 드러나기 직전 존재의 밀도에 주목한다. 그에게 누나탁은 단순한 지형이 아니라, 시간과 압력, 침식이 축적된 자연의 단면이며 동시에 감정과 기억이 응축된 구조이다. 작가의 작업에서 표면은 평면이 아니라 지층과 같은 시간의 구조를 이루며, 깎이고 쌓이는 과정 속에서 존재는 고정되지 않고 관계 속에서 계속해서 정의된다. 그의 화면은 하나의 장면이 아니라, 드러남과 사라짐이 반복되는 존재의 리듬을 감각하게 하는 장으로 작동한다. (그리고 그리기)
《 그리고 그리기 (Drawing, Drawing)》
《그리고, 그리기》는 관습 속에 반복되어온 재현의 경험을 추체험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시점에서 그리기의 의미를 탐구하는 ’회화 재발견하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기획되었다. 본 전시는 기획자 최정연이 김정연, 신선영, 천아라 작가와 협력하여 진행하는 두 번째 기획전이다. 다섯 명의 젊은 작가들과 함께했던 첫 번째 전시, 《되기(becoming)》 (2021)에서 전통적 매체와의 다이얼로그를 심도있게 보여준 작가들의 현재적 창의를 주로 고찰해보았다면 본 전시에서는 각자가 지닌 경험의 내밀성을 Shaping Canvas, 3D Figure, VR과 같은 형식으로 표현하여 동시대적 감각을 전달하는 작품들을 추가로 선보인다.
천아라는 스발바르(Svalbard)에서 마주한 ‘누나탁(nunatak)’의 풍경을 통해, 눈과 얼음 속에서 드러나는 시간의 흔적과 존재의 밀도에 대한 사유를 전하고, 김정연은 먹 표현법으로 전개해왔던 자신만의 감수성을 아트토이(Art toy)의 언어로 쉽게 들려준다. 그리고 신선영은 그의 VR 근작, 'Resonance'를 통해 힘의 덩어리들이 부딪히며 유동하고 마침내 질서를 찾아나가는 일련의 체험성을 전한다. 전시 제목 ‘그리고, 그리기’는 갈망하거나 지향하는 무엇에 대한 외침으로서, 표현의 의미를 강조하고자 선택한 동어반복이다. 이 세 작가가 그리기의 무대를 확장해가며 여러분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것들에 귀기울여보자. (기획/최정연)
기획자: 최정연
참여 작가: 김정연, 신선영, 천아라
기간: 2월 25일[수] - 3월 8일[일]
시간: 오후 12시 00분 - 오후 6시 00분
영업시간 내 무료 전시 관람 [월, 화 휴관]
장소: 써드베란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9 3층)
김정연_Absence of self_수지_43×22×13cm_2025
“소위 비언어적 표현인 얼굴 표정조차도 우리가 자라면서 외부세계로부터 배워온 틀 안에서 표현된다. 결국 우리는 마치 객관식 문항처럼 고정된 방식으로만 감정을 드러내게 되고, 진심보다는 익숙한 형식만을 반복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김정연)
김정연은 고유하고 순수한 내면의 생각과 감정이 언어를 통해 전달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왜곡현상에 대한 섬세한 감수성을, 물 밖을 벗어나 생명력을 잃게 되는 물고기에 빗대어 캐릭터로 표현한다. 그의 F.I.S.H. 캐릭터들은 머릿속에 언제나 물고기를 품으며 정형화된 표정의 가면을 소유한 존재이다. 그는 삶 속에서 우리가 겪는 제약과 그러한 현실 속에서도 자신만의 독특한 멜로디음을 연주하는 개인의 정체성을 탐구하는데에도 관심이 있다. 그는 mmh(音)캐릭터들을 통해 인간의 감정과 그 감정에서 비롯되는 모순과 권태 등을 탐구한다. 흥미로운 점은 동양화의 먹 표현법과 현대 작가로서 자신의 관점을 결합하려는 드로잉적 시도가 그의 포트폴리오에서 발견된다는 것이다. 이렇듯 작가는 전통적 미감을 바탕으로 창작한 캐릭터를 중심에 두고 회화작업을 전개하거나, 아트토이(Art toy)로 제작하고 사진을 결합하여 삼차원의 스토리텔링을 구성함으로써 이야기를 만들어나간다.
신선영_흐름 이후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2.7×90.9cm_2026
"상극의 조화-나는 미시와 거시, 내부와 외부 사이의 경계가 흔들리고 교차하는 지점을 탐구한다. 이들은 끊임없이 충돌하며 다시 조합되고, 마치 사건의 현장처럼 표현된다. 작업의 핵심은 즉흥성이다. 작업은 정해진 형태 없이 시작되고, 미세한 흔들림과 내면의 리듬을 따라 선과 색이 움직인다. 이 흐름은 거대한 모습으로 확장되거나 아주 작은 중심으로 응축되고, 원형적인 구조와 파편화된 형상에 우주적 폭발, 세포, 생명체, 기계적 장치 등의 이미지가 반복된다. 선과 면이 뒤엉키며 불완전한 조각들이 생성되고, 찢어지고 파괴되며 다시 연결된다. 이는 물감의 두께, 붓의 속도감, 그리고 색으로 드러난다. 특히 푸른 계열과 붉은 계열은 상반된 에너지의 공존과 긴장을 보여주며, 검은 색은 힘의 궤적을 나타낸다. 궁극적으로 나의 작업은 작은 것과 거대한 것, 즉흥성과 질서, 내부와 외부의 경계가 흐려질 때 세계를 어떻게 감각할 수 있는지 질문한다. 직관의 흐름을 따라 조화에 머무르지 않고, 지속적으로 변화하며 확장되는 새로운 감각의 형태를 추구한다." (신선영)
신선영은 선형과 색이라는 회화의 기본 요소를 가지고 기(energy)적인 것의 흐름에 따라 캔버스를 한 방향으로 늘리거나 VR공간으로 프레임을 확장하여 관객에게 표면을 더듬듯이 감각하는 경험을 전한다. 그에게 덩어리의 유동적 세계는 자신과 타자, 개인과 사회, 과거와 현재가 부딪히며 질서를 찾아나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는 초기작업에서 과학잡지 등의 이미지를 참고하기도 했지만 사진이 자신의 드로잉 방향을 제한함을 느낀 후로는 캔버스 앞에서 상상하는 시간을 더 많이 가지며 직접 구상하는 방식의 작업을 한다고 밝혔다. 이미지에 의존하지 않는 대신에 그는 청각적인 음악의 요소들로부터 자기의 감각을 일깨우며 작업에 몰입하기도 한다. 그는 이러한 방식을 통해 자기만의 회화 세계를 펼쳐 나가는 동안 한계를 뛰어넘는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다.
천아라_Fragment of a Nunatak #1_나무에 아크릴채색, 파스텔_21×33cm_2026
"스발바르에서의 체류는 나의 사유를 근본적으로 전환시켰다. 극야와 백야는 시간과 빛의 감각을 뒤틀고, 인간 중심의 인식 구조를 무력화한다. 특히 만년설 속에서 검게 드러난 암반, ‘누나탁(nunatak)’은 덮임과 노출이 공존하는 상태를 드러내며, 거대한 자연이 항상 완결된 형태로 존재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빛과 어둠, 드러남과 잠식의 경험은 북극의 환경과 맞닿는다. 나의 작업은 형상을 재현하기보다 존재가 드러나는 방식을 탐구한다. 누나탁은 사라지지 않는 흔적처럼 시간 속에서 형태를 바꾸며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이 반복 속에서 회화는 이미지가 아니라, 세계를 인식하는 하나의 방식으로 확장된다." (천아라)
천아라는 형상이 나타나기 이전의 상태, 즉 드러나기 직전 존재의 밀도에 주목한다. 그에게 누나탁은 단순한 지형이 아니라, 시간과 압력, 침식이 축적된 자연의 단면이며 동시에 감정과 기억이 응축된 구조이다. 작가의 작업에서 표면은 평면이 아니라 지층과 같은 시간의 구조를 이루며, 깎이고 쌓이는 과정 속에서 존재는 고정되지 않고 관계 속에서 계속해서 정의된다. 그의 화면은 하나의 장면이 아니라, 드러남과 사라짐이 반복되는 존재의 리듬을 감각하게 하는 장으로 작동한다. (그리고 그리기)